이야기집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밥줄 teaser 촬영 김선교 편집 김선교 밥줄 # 1. 맞춤수선 양추자 할머니 “아니, 멀쩡한 여자가 왜 뜯어진 옷을 입고 다녀.” 어깨가 뜯어져 붉은 실로 엉성하게 꿰맨 내 셔츠를 보고 할머니는 혀를 찼다. 할머니가 건네 주신 카디건으로 몸을 가리고 나의 카키색 셔츠를 할머니에게 드렸다. 괜찮다고 사양했지만 얼른 벗으라고 성화셔서 하는 수 없었다. 붉은 색 실이 뜯어질 때까지 입고 버리려고 했는데 이제는 버릴 수 없는 옷이 됐다. 발길 닿는대로 걷다가 보니 수선집들이 보였고 골목을 두리번거리다 보니 미닫이문 옆에 놓인 플라스틱 의자가 보였고 마침 쉬었다 가고 싶었는데 미닫이 문 너머에 할머니가 앉아 계셨다. 다음주도 그 다음주도 거기에 앉아 계셨다.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촬영을 했다. 주로 돌아다녔고 가끔 녹화 버튼을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