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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of song

세 개의 오브젝트



촬영 김선교

편집 김선교


음악

Opiate, Smile Like Us












참여작가 박솔희 박진아 이환 표하연

영상기록 김선교 


기획 표하연 

프로젝트 파니

후원 경기문화재단

 



















‘세 개의 오브젝트는 태평동의 식물 벽돌 대문이야 언니 마음대로 찍어’ 



마음대로 찍지 않고 마음대로 쉬었다

걷다가 멈추고 다시 걷다가 멈춘다

할 일 없는 사람처럼 

남의 집 대문 앞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나가는 개들을 

지나가는 바람을 

지나가는 구름을 

지나가는 새들을 바라본다


지나가는 것들은 곧 눈 앞에서 사라지지만 

꼬리를 남긴다

서서히 멀어지는 소리의 꼬리들

덕분에 지나가는 것들은 여기에 

조금 더 길게 머문다 


지나간 자리에 세 개의 오브젝트가 있다

남의 집 대문 앞에 앉아 망고 아이스크림을 먹는 세 친구

전봇대 아래 아무렇게나 막 자란 잡을 쓰다듬는 바람

벽돌담을 타고 넘나드는 작은 소리들


어쩌면 움직임 없는 오브젝트에 숨을 불어 넣는 건 

지나가는 것들 인지도 모른다

외부의 풍경으로부터 

내면의 무늬를 형성하듯

지나간 것들의 무수한 흔적이

지금 여기의 오브젝트에 숨어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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