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3월, 

우연히 숲













그림자와 그림자가 부드럽게 몸을 섞고 스쳐지나가는 오후

아주 약간 내 몸의 방향을 틀어도 나무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나무는 결코 친숙한 대상이 아니다 볼수록 설다 


낯선 대상에게 말을 건네는 일

말 없이 말을 건네는 일

건너오는 말이 없지는 않다고 

않은 것 같다고 

않은 것은 아닐까 하고 

의심하면서 생각하면서 바라보면서 

앉아서 눈을 새침하게 뜨고 머리를 긁적이고 

혹은 서서 입술을 비틀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고 눈을 다시 크게 뜨고 

뜬 눈을 비비고 눈을 감고 


다시 돌아오는 겨울 

말 없는 나무를 

결코 알 만한 대상이 아닌 나무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너오는 말이 없지는 않은 것 같아서

다시 너를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오후. 



















































Jon Hopkins, A Drifting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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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숲, :: 2016.11.22 00:56 par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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